안 쓴 연차가 사라지는 조건 — 제61조 사용촉진 절차를 뜯어보면
연말이 되면 "안 쓰면 없어진다"는 말이 돕니다.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립니다.
연차는 1년이 지나면 소멸하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소멸했다고 해서 회사의 보상 의무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보상 의무가 없어지려면 사용자가 정해진 절차를 밟았어야 합니다.
그 절차가 근로기준법 제61조이고, 요건이 꽤 까다롭습니다.
이 글은 그 절차를 조문 그대로 뜯어봅니다.
01 1. 소멸과 보상 면제는 다른 문제입니다
먼저 소멸 조항을 봅니다.
제60조 ⑦ 제1항ㆍ제2항 및 제4항에 따른 휴가는 1년간(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제2항에 따른 유급휴가는 최초 1년의 근로가 끝날 때까지의 기간을 말한다)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된다. 다만,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사용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본문이 소멸을 정하고, 단서가 예외를 둡니다.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못 쓴 휴가는 소멸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실무의 다툼이 시작됩니다.
회사가 아무것도 안 해놓고 "안 썼으니 없어졌다"고 하면
그것이 사용자의 귀책사유인지가 문제가 됩니다.
제61조는 바로 그 지점을 정리한 조항입니다.
02 2. 절차를 밟았을 때만 면제됩니다
제61조 제1항의 구조를 문장 그대로 따라가 보면 이렇습니다.
사용자가 … 유급휴가의 사용을 촉진하기 위하여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가 휴가를 사용하지 아니하여 … 소멸된 경우에는 사용자는 그 사용하지 아니한 휴가에 대하여 보상할 의무가 없고, 제60조제7항 단서에 따른 사용자의 귀책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본다.
핵심은 "다음 각 호의 조치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입니다.
조치를 했을 때만 보상 의무가 면제됩니다.
안 했다면 소멸 여부와 관계없이 수당을 지급해야 합니다.
그리고 조치를 한 경우에는 제60조 제7항 단서의 귀책사유에도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봅니다.
두 조항이 이렇게 맞물립니다.
03 3. 1년 이상 근로자의 절차
제61조 제1항이 정하는 두 단계입니다.
제61조 제1항 — 사용촉진 2단계
| 단계 | 시점 | 누가 무엇을 |
| 1단계 | 소멸 기간이 끝나기 6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 | 사용자가 근로자별 미사용 일수를 알려주고, 사용 시기를 정해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 |
| 2단계 | 근로자가 촉구받고 10일 이내에 통보하지 않으면, 소멸 기간이 끝나기 2개월 전까지 | 사용자가 사용 시기를 정해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 |
시점이 두 번 나옵니다.
1단계는 6개월 전 기준 10일 이내, 2단계는 2개월 전까지입니다.
이 기한을 놓치면 절차를 밟지 않은 것이 되고,
그러면 보상 의무가 그대로 남습니다.
연차 계산기 계산은 1초, 가입도 설치도 없습니다
calc.dailyhappyinfo.com |
04 4. 1년 미만 근로자는 시점이 다릅니다
여기가 가장 많이 뒤섞이는 부분입니다.
제61조 제1항 괄호를 다시 보시면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의 제60조제2항에 따른 유급휴가는 제외한다"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1년 미만 근로자의 월 단위 휴가는 제1항 절차의 대상이 아닙니다.
제61조 제2항이 따로 정합니다.
제61조 제2항 — 1년 미만 근로자
| 단계 | 시점 | 내용 |
| 1단계 | 최초 1년의 근로기간이 끝나기 3개월 전을 기준으로 10일 이내 | 미사용 일수를 알려주고 사용 시기 통보를 서면으로 촉구 |
| 1단계 단서 | 서면 촉구 후 발생한 휴가는, 끝나기 1개월 전을 기준으로 5일 이내 | 추가로 촉구 |
| 2단계 | 10일 이내 통보가 없으면, 끝나기 1개월 전까지 | 사용자가 시기를 정해 서면 통보 |
| 2단계 단서 | 위 단서로 촉구한 휴가는, 끝나기 10일 전까지 | 서면 통보 |
두 절차를 나란히 놓으면 차이가 분명합니다.
- 1년 이상: **6개월 전 / 2개월 전**
- 1년 미만: **3개월 전 / 1개월 전** (+ 단서로 1개월 전 / 10일 전)
1년 미만 근로자는 휴가가 매달 새로 생기기 때문에
촉구 이후에 발생한 휴가를 위한 단서가 따로 붙어 있습니다.
이 단서까지 지켜야 절차가 완성됩니다.
05 5. '서면으로'가 요건입니다
두 항 모두 조문에 "서면으로"가 박혀 있습니다.
- 1단계: "…통보하도록 **서면으로** 촉구할 것"
- 2단계: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통보할 것"
구두로 말했거나 사내 게시판에 공지한 것은 조문이 정한 방식이 아닙니다.
메신저나 이메일이 서면에 해당하는지는 사안에 따라 다툼이 있을 수 있으므로,
분쟁이 생겼을 때 무엇이 남아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근로자 입장에서 확인할 것은 단순합니다.
회사로부터 미사용 일수를 알려주는 서면을 받은 적이 있는지,
그리고 사용 시기를 지정한 서면 통보를 받은 적이 있는지입니다.
둘 다 없다면 절차가 없었던 것이고, 보상 의무가 남아 있습니다.
06 6. 시기변경권과 혼동하지 않기
사용촉진과 자주 섞이는 것이 시기변경권입니다.
근거 조문이 다릅니다.
제60조 ⑤ 사용자는 … 휴가를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주어야 하고, 그 기간에 대하여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자가 청구한 시기에 휴가를 주는 것이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그 시기를 변경할 수 있다.
여기서 두 가지가 확인됩니다.
첫째, 휴가 기간에 지급할 임금의 기준은 법에 있습니다.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통상임금 또는 평균임금**"입니다.
어느 쪽을 쓸지는 취업규칙이 정합니다.
법에 없는 것은 통상임금을 어떻게 산정하는지이지, 어떤 임금을 기준으로 하는지가 아닙니다.
둘째, 시기변경권의 요건은 "사업 운영에 **막대한 지장**"입니다.
휴가를 거부하는 권한이 아니라 시기를 옮기는 권한이고,
요건도 단순히 바쁘다는 정도가 아닙니다.
사용촉진은 "쓰라고 밀어주는 절차"이고,
시기변경권은 "언제 쓸지 조정하는 권한"입니다. 성격이 다릅니다.
07 7. 정리
- 연차는 1년이 지나면 소멸하지만(제60조 제7항 본문), **사용자 귀책사유면 소멸하지 않습니다**(단서)
- 보상 의무가 면제되려면 제61조의 **조치를 실제로 했어야** 합니다
- 1년 이상: 6개월 전 기준 10일 이내 서면 촉구 → 2개월 전까지 서면 통보
- 1년 미만: 3개월 전 기준 10일 이내 촉구 → 1개월 전까지 통보 (+ 늦게 발생한 휴가는 별도 단서)
- 두 단계 모두 **서면**이 요건입니다
- 휴가 기간의 임금 기준은 제60조 제5항에 있고, 시기변경권도 같은 항 단서입니다
연말에 "안 쓰면 없어진다"는 말을 들으셨다면,
없어지는 것과 회사가 돈을 안 줘도 되는 것은 다른 문제라는 점을 기억하시면 됩니다.
※ 서면의 범위, 절차 하자의 효과, 통상임금 산정 범위는 사안에 따라 판단이 갈립니다. 이 글은 조문 구조를 정리한 정보 제공용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개별 사안은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 또는 관할 고용노동청에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근거 · 출처
근로기준법 제60조·제61조 (국가법령정보센터)
https://www.law.go.kr/DRF/lawService.do?target=law&MST=283457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 1350
https://1350.moel.go.kr/